목동으로 이사한 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7세 11월이었다.
우리는 목동 학원들의 셔틀버스 운행이 가능한 목동 근처 신축 아파트 첫 입주를 해서 깨끗한 환경에서 목동 인프라를 경험하며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었다.
하지만 초등 입학을 앞두고 학군을 비교하다 보니 학군지와 비학군지의 차이는 컸고,
사립초에 보내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학군지로 이사를 결정했다.
오늘은 목동 이사에 대한 나의 생각과 살아본 후기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특히,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워킹맘들에게 현실적인 이야기를 전해보고자 한다.
1. 다른 동네가 아닌 목동을 선택한 이유
서울에서 학군지 이사를 고려한다면 후보로 나올만한 곳이
대치, 목동, 반포, 잠실, 일원, 광진, 노원 정도가 될 것 같다.
사실 대치랑 목동을 제외한 동네는 현실적(직장과의 거리, 조부모님댁과의 거리, 주거비용 등)으로 선택 불가능이었다.
대치와 목동 중에 목동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① 시부모님이 근처에 거주하고 계셨기 때문이다.
하원 이모님을 쓰고 있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이모님의 사정, 아픈 아이, 갑작스러운 휴교, 휴원 등)이
항상 생기기 마련이기에 시부모님을 멀리 떠나는 건 워킹맘으로 큰 부담이었다.
아직 저학년이기 때문에 어른들의 도움이 많이 필요한 시기이고, 시부모님이 언제든 편하게 오실 수 있는 거리였기 때문에 목동이 더 선호되었다.
대치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선택지였으나, 대치를 후순위로 미룬 이유는
② 목동과의 학습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대치 쪽에도 영어학원과 수학학원 알아본 적이 있었는데, 거의 목동과 2년 정도의 선행 격차가 났다.
목동이 아닌 지역과는 4년 차이가 났다. 유치원만 나온 아이들에게도 벌써 격차가 있다는 게 참 슬픈지만 현실이었다.
2년 차를 따라잡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 잡을 것 같은 느낌... 이라고나 할까
(격차가 조금이라도 덜 날 때 이사가는게 나았을까 라는 고민도 든다.)
마지막으로
③ 부모의 출퇴근 시간이다.
아이의 학군만 생각해서 주거지를 옮길 수는 없다.
부모도 매일 출퇴근 해야하는 직장이 있기에 출퇴근 시간도 선택할 때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일분일초라도 일찍 퇴근해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도 중요하니까...
특히 목동 내에서 어디로 이사갈지 고민이라면, 출퇴근 경로를 고민해봐야 한다. 왜냐하면 목동은 일방통행이기 때문에 출근하는 버스와 퇴근하는 버스가 다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강남역으로 출근하고 있는 나는 출근은 오목교에서 퇴근은 당산역으로 하면서 각기 다른 마을버스를 타고 다닌다. 역세권으로 이사가면 큰 문제는 없지만 대부분 마을버스를 타거나 따릉이를 이용해야 단지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이 부분도 고민해 볼 필요성이 있다.
이처럼 현실적인 육아 상황과 학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목동으로 이사를 왔다.
(하지만 대치로 가고 싶은 마음은 항상 저 마음 한 켠에 남아 있다…)
2. 목동 분위기
개그맨 박준형 가족이 얘기하는 영상을 본 기억이 난다. 친구들이 다 공부를 하니까 나도 공부를 하게 된다는 딸의 이야기..
목동을 와보니 느껴진다. 아이들이 모두 학원에 가고 공부하는 분위기가 무엇인지
이사 오기 전에 많이 들었던 이야기 중에 하나는
안양천을 사이에 두고 신도림쪽과 목동 아이들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것이었다.
비학군지에서 학교를 다닌 나의 경험에 비추어보아도 목동은 공부하는 분위기가 확실히 잘 잡혀 있다.
친구들이 다 학원 다니고 공부하니까 당연히 그래야하는 줄 알고, 휴대폰 사용도 거의 없다.
지방에 살고 있는 조카만 보더라도 초1이 되면 핸드폰을 사주는게 당연한 일인데 이곳 아이들은 본인 핸드폰을 잘 갖고 다니지도 않고 그러다 보니 친구도 있으니 나도 사달라고 조르거나 하는 일이 없다.
그리고 부모들이 대부분 학업에 관심이 많고, 자녀 교육 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참 바르게 자랐다는 인상을 준다. (아이들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다는 느낌을 받는다.
특별히 문제를 일으키거나 튀는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다.
그리고 동네 주민들이 다 우리 아이 친구 엄마 아빠 이기 때문에 서로 인사도 잘하고 기본적으로 예의가 바르다.
목동에 살지 않아도 어떤 이웃주민을 만나는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지만 체감상 그렇다.
3. 목동의 단점
역세권 근처 주상복합에 거주하면 고민할게 없겠지만, 단지에 거주하면 포기해야 할 것들이 많이 생긴다.
주차난, 낡은 집을 감당해야 한다.
차를 굉장히 아끼던 남편도 단지에 이사오고 나서는 차를 내려놨다. 평행주차만 안 할 수 있어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평일에는 차를 잘 안 쓰기 때문에 주말에 어떤 자리에 주차를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데
그 때문에 일요일 귀가 시간이 엄청 앞당겨졌다. 그래도 살아보니 주차를 아예 못하는 일은 없다. 어떻게 어떻게 멀어도 자리는 나오더라(단지 사이 갓길에 주차하고, 새벽에 차를 옮기는 경우도 있다)
워낙 지어진지 오래된 아파트라 어느 정도는 감수하며 살고 있다.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매우 춥다. 겨울에 수도가 얼어 물이 안 나오기도 하고, 녹물이 나와서 수도, 샤워기마다 필터를 다는 것도 필수다. 중문이 없는 경우 현관문에서 찬바람이 들어와 현관 쪽은 실내임에도 불구하고 기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또한 살다 보니 다 살아지더라
단점은 있지만, 다 사람 사는 동네이다... 살아 지더라 가 나의 결론
(이사를 결심했다면 그래도 그 중에 가장 상태가 좋은 집을 찾아야 한다)
4. 정리하며
결국 우리 아이를 어떤 환경에서 키울 것인가 인데
환경은 결국 확률 아니겠는가? 좋지 않을 확률이 적은 곳을 찾아가야 하는 게 아닐까
목동 이사를 고민하고 있다면, 나는 고민은 시간만 늦출뿐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워킹맘의 현실을 공유하자면, 사실 목동에 워킹맘이 많은 것 같지 않다.
한 예로, 영어학원 셔틀버스 타는 아이 중에 엄마가 일하는 아이는 우리 아이뿐이다.
가끔 연차가 있어 아이를 마중가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마다 전업 엄마들과 친밀하게 어울리는게 쉽지 않다. 인사만 하는 정도?
근데 난 거기서 뭐 엄청난 정보가 오가고 나만 모르는 이야기들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요즘엔 워낙 인터넷 서치가 쉬워 워킹맘도 충분히 정도를 얻을 수 있고, 아이만 잘 따라와주고 있다면
아이들은 전혀 관심없을 엄마 모임에 끼지 못해서 불안해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스트레스받지 마시길.
이 글이 목동으로 이사를 고민하고 있을 부모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기를 바란다.
(특히, 이미 답정너이면서 합리화를 하고 싶은 부모님들에게 합리화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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